얼마 전에 기아에서 K8 페이스 리프트 모델이 출시된다는 기사를 봤는데, 그리고 얼마 후 얼리버드 이벤트라는 시승 이벤트가 있었다. 응모를 했는데, 정말 난생 처음으로 시승 이벤트에 당첨되었다. 그래서 지난 9월27일 부터 9월30일까지 3박4일 시승할 기회를 얻었다.
직장에는 오후 반차를 내고 차량 인수해서 그 날부터 열심히 돌아다녔다.
시승 차량은 2.5터보..이제부터 그 시승 소감을 정리해서 공유하려 한다.
1. 차량 외관
이전 버전의 K8과 전면부 외관 모습만 변경된 듯 하다. 형제 회사인 현대 자동차가 그랜저나 소나타에서 보여준 디자인과 유사한 모습으로 개인적으로는 불호. 이전 세대의 K8 디자인이 더 중후한 멋이 느껴진다. K8이 차체의 사이즈나 내부 공간 등을 고려하더라도 어느정도 나이가 있는 사람이 타기에 적합하다고 생각되는데, 디자인은 무게감이 전혀 없어 보였다. 그나마 아우디 차량처럼 역동적인 웰컴 라이트가 들어오는 모습이 좀 비싼 차량같다라는 인상을 주는거 같다.
후면 디자인은 이전 세대 K8 후면 디자인과 뭐가 다른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동일하다고 생각된다. 전문가는 차이점을 알겠지만, 일반인 시각에서는 그 차이를 인식하기 어려울 정도로 유사하다. 여튼 전반적인 외관 디자인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불호..
2. 실내 인테리어
우선 운전석을 열면 앉기 편하도록 좌석이 뒤로 이동한다. 운전석에 앉으면 의자가 댕겨지고, 핸들이 맞춰진다. 직전 운전 포지션에 자동으로 맞춰지는 느낌이다. 물론 시트 포지션 메모리 기능이 있어 최대 2명까지 운전 포지션을 저장 관리할 수 있다. 자리에 앉으면 군데 군데 간접반사 방식의 LED 조명이 은은히 비춰지는게 좋았다. 조수석까지 이어진 대시보드를 타고 그 위에 얹어진 커브드 디스플레이는 차체 크기에 적당한 사이즈로 구성이 되어 있었다. 일단 앞좌석 뒷좌석 모두 공간은 충분히 넓었다. 역시 공간하나는 현대 기아가 잘 뽑아내는걸 다시 실감할 수 있었다.
적당한 사이즈의 계기판에는 주행모드에 따라 다른 계기판을 보여 주었는데, 전체적으로 멋지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주행 모드는 핸들 중앙 하단부에 버튼이 있어, 누를 때마다 에코>노말>스포츠 등으로 변경되었다. 계기판과 마찬가지로 엔포테인먼트 화면도 다소 밋밋했다. 모든 기능을 다 확인해 보지는 않았지만, 그냥 밋밋하다는 느낌만 드는 화면이었고, 그 하부에 공조 시스템 중간에 비상등 버튼과 아래에 네비게이션과 음악 컨트롤 버튼을 스위치 할 수 있는 터치 패널이 있는데, 이전 세대 기아 자동차부터 보여주던 기능이라 특이한 점은 없었고, 사용자들이 다소 불편함을 많이 지적했는데도 변화된 건 하나도 없는 상태였다.
그 외 다이얼식 기어 시프트, 오토홀드 등 기능 버튼과 열선과 통풍시트 버튼이 배치되어 있었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이전 세대와 동일한 건지 개선된 건지는 모르겠지만, 예전 EV6에서 보던 헤드업보다는 시인성과 함께 디자인은 조금 개선되 보였다. 그 외는 파노라마 선루프, 넓은 공간이 돋보였다. 전반적으로 마감은 훌륭했지만, 일부 프라스틱 소재는 싼 재질이 여실히 느껴졌다.
3. 기본 인포테인먼트
차량을 잠금 해제하고 문을 열 때 나오는 웰컴음이나 메르디안 사운드에서 나오는 음악 소리는 중 상급의 카 오디오 라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최근에 현대 기아 자동차를 타 봤던 사용자라면 오디오 조작이나 다른 기기 연결은 불편함없이 이용할 수 있었다. 네비게이션과 음성 안내는 시종일관 너무 만족스러운 경험을 주었고 특히나 좌/우회전을 앞두고 보이는 증강현실 기능은 너무나 만족스러웠다. 다만 주행 중에 헤드업 디스플레이 쪽에서 증강현실 기능을 보여 주었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좀 있기는 했지만, 늘 만족스러운 현대 기아차 네비게이션이니 두 말할 필요없이 좋았다. 메르디앙 사운드는 직접 경험해 보고 판단하면 좋겠다.
4. 주행 느낌
시동 버튼을 누르자, 가벼운 엔진 소리가 실내로 들어왔다. 그러면서 전기차에서는 느낄 수 없는 미세한 진동이 핸들과 하부 의자를 통해 느껴졌다. 드라이브 모드를 ‘D’로 전환하고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니 꽤나 무거운 중량의 차가 부드럽게 움직였다. 1.6톤의 차량을 198마력의 엔진이 끌고 가기에는 충분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주차장을 빠져 나올 때 과속 방지턱이 몇 개 있었는데, 저속이라 그런지 잔 진동없이 부드럽게 넘어갔다. 에코모드에서 엑셀에 발을 얹으니, 부드럽게 가속되고 낮은 rpm에서도 60~70km의 속도를 낼 수 있었다.
복잡한 도심을 벗어나 외곽의 자동차 전용 도로와 지방 국도에서 다양한 환경에서 드라이빙을 즐겨봤다.
우선 교통신호가 많은 도심을 벗어나 외곽으로 들어서서는 rpm을 올려봤다. 약 1800rpm에서 터보 엔진이 살아나는 것 같았는데, 엑셀을 밟는 것보다는 2초 정도 지연 시간, 즉 터보렉이 좀 느껴졌다. 엔진음도 실내로 들어왔다. 거슬리는 수준은 아닌데, 전기차만 탔던 나로서는 좀 어색하고 이질감이 느껴졌다.
외곽에서도 나들이 차량으로 일부 정체 구간에서는 스마트 크루즈를 실행했다. 핸들 좌측의 버튼은 직관적이어서 사용하기 어렵지 않았다. 네비게이션과 연동하는 기능이 있다고 하는데, 확인해 보지는 못했다.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은 차간거리를 잘 유지하며 핸들을 조향하는 기능도 준수한 성능을 보여줬다.
그런데 다만 스마트 크루즈를 해제하고 직접 운전을 하려고 할 때, 조향 보조 장치가 살아있어서 내가 조향하려는 범위보다 과도하게 조향을 하는 경우가 있어서 좀 거슬렸다. 그 외 60km이상에서 실행되는 차선 유지 장치도 잘 잘동하였다.
차량이 많이 없는 구간에서는 속도를 올려 보았다. 2 초정도의 터보렉이 있어서 반응은 느렸지만, 힘은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과속 방지턱도 30, 40, 50km에서 넘어봤는데, 확실히 40km 이하 수준에서 부드럽게 넘어갔다.
구불구불 이어진 언덕과 내리막길에서도 핸들링은 꽤나 준수했다. 왠만한 커브길에서도 조향은 원한는대로 잘 움직여졌다.
외곽으로 많이 운행하며 높은 속도와 낮은 속도 모두 운행을 했고, 이틀동안 거의 300km 가까이 운전을 했다. 몸은 금방 적응이 되었는지 터보렉도 익숙하게 느껴졌다. 300km 가까이 운행하면서 기름값은 3만원 정도 소요되었고, 평균 연비는 12정도를 기록해 평범한 수준의 운행을 했다.
5. 총평
자동차를 구매하려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현대 기아차도 시승해보고 견적을 문의해보고, 이렇게 얘기하는 사람들을 종종 본 적이 있다. “이 값에 1,2천만원 더해서 수입차를 사겠다.”라고..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수입차의 브랜드, 고급진 승차감과 하차감, 내장 소재나 엔진, 미션 등 구동계의 고급감과 신뢰 등을 따져보면 1,2천만원 더해서 수입차를 선택하게 된다. 역으로 보면 수입차를 선택하게 되는 이런 포인트가 현대 기아차에는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저런 옵션까지 더하면 수입차와 가격 차이도 많지 않을 수준의 차 값도 수입차를 선택하게 하는 또 다른 요소 일 것이다. 물론 현대 기아차를 선택해야 하는 좋은 점도 충분히 있다. 넓은 실내 공간과 멋진 내장 디자인 그리고 넓은 공간에서 나오는 여러명의 성인이 충분히 거주할 수 있다는 점은 현대 기아차를 선택하는 주요 포인트가 될 것이다.
본인의 경제 사정이나 가족 구성원, 브랜드 네임, 내구성 등등의 여러 요소를 참고해서 어떤 차량을 살지는 구매자 본인이 판단할 일이다. 구매 결정에 앞서 시승은 반드시 해보길 바란다.
르노 그랑콜레오스 시승기 (2) | 2025.03.23 |
---|---|
2년간의 전기차 생활 (with BMW I4) (0) | 2025.03.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