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022년 전기차를 처음 만났던 경험
2022년 초에 회사를 옮기게 되었다. 회사를 옮겼지만, 하는 일은 동일해서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 고객사에 방문해야 할 일이 생겼다. 회사는 영등포, 고객사는 김포였다.
법인차를 이용할 수 밖에 없었다. 법인차를 경영지원 부서에 문의를 해보니, KIA EV6가 있다고 했다. ‘엥? 전기차?’, ‘이거 괜챦을까?’ 하는 마음이 컸다. 왜냐하면, 그 당시에는 우리나라에 전기차라는 이름으로 뉴스에 나오기 시작한지 2년이 채 안된 시기였고, 뉴스로 가끔씩 급발진이나 화재 사건이 종종 보도되고 있던 시기였다.
뭐, 여튼 낮에 잠깐 운전할 거니까 괜챦겠지 하면서 처음 실물을 접하게 되었다.
‘이거. 왜 이렇게 뚱뚱하고 크지? 본닛(후드)은 왜 이렇게 짧아?’라는 생각을 하며 문을 열고 자리에 앉았는데, 엄청 넓은 공간에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는 전원을 켜고 운전을 하는데, 엔진의 진동을 느낄래야 느낄 수 없었고 부드럽게 굴러가는 느낌이 굉장히 좋았다. 새로운 운전 경험이었다.
엑셀레이터에 힘을 주는대로 차는 달려 나갔다. 치고 나갈때마다 울컥하는 가속의 느낌은 그야말로 신세계였다.
전기차에 입문하는 순간이었다. 사전 영업을 하러 김포를 수차례 다녀왔고 그리고 프로젝트를 수주하여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도 몇차례 다녀왔다. EV6와 같이..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당시 보유하고 있던 르노삼성 QM5와 비교가 되었다.
사실, 난 현대 기아차를 좋아하지 않는다. 디자인이나 실내 구성은 좋지만, 기본적인 엔진이나 트랜스미션, 브레이크 등 구동계에 대한 결함이 많았기 때문이다. 반면 르노삼성 차량은 이미 검증된 파워트레인으로 잔고장이 없이 수년간 잘 타고 다니고 있었다.
이런 QM5차량과 전기차가 비교되기 시작했다.
‘엔진 떨림이 불쾌한데..그리고 전자 기능이나 실내 인테리어도 너무 차이나고, 기름값은 왜이리 비싸 전기차는 몇 천원이면 수십킬로를 가는데..엔진소리도 들리고..’
2) 전기차를 고르다.
EV6에 반해서,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전기차에 반해서 2022년 하반기에 큰 맘을 먹고 전기차를 사려고 내무부 장관과 협상을 진행하면서 여러 차량을 보기 시작했다.
당시에 나오던 차량이 현대 기아차에서 아이오닉5, EV6가 있었고 VW ID4, Audi Q4-etron, BMW I4, ix, ix3 가 언론이나 유튜브에서 많이 회자되고 있었다.
당연히 자동차 리뷰 유튜브도 엄청 봤다. 전기차 관련 뉴스도 엄청 찾아서 봤고..당시에는 현대 기아의 전기차의 급발진이나 화재 기사가 좀 많았었다. 그래서 과감히 현대 기아 전기차는 구매 목록에서 제외했다.
물론 현대 기아 전기차가 수입 전기차에 비해 저렴하면서 보조금도 잘 받아서 구입 가격에서 꽤 많은 차이가 있었다.
자동차 유튜브에서 많은 사람들이 BMW 전기차를 극찬하고 있었다. 시장에 포지셔닝하기 위한 목적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옵션이나 기능이 상대적으로 좋은데도 가격은 현대 기아차와 비슷했다.
시승을 해보기로 결심했다.
현대 기아차는 이미 경험해봤고, VW와 Audi는 드럼 브레이크 이슈가 있었고, 개인적으로 내부 인테리어가 맘에 들지 않았다. 당시 벤츠 전기차도 있었는데 중국 자본이 들어간 이후의 벤츠 차량은 뭔가 고급감이 떨어지기 시작했고, 품질 수준도 떨어지기 시작했던터라 제외..그래서 남은 건 BMW..
유튜버들의 극찬 때문이었는지 I4 차량에 대한 시승 신청을 하려는데, 딜러사마다 시승 차량을 구할 수가 없었다. 수일의 수소문 끝에 집에서 멀리 떨어진 안양의 모 딜러사를 통해 시승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내무부 장관과 동행하여 시승..비버 이빨이라고 놀리던 키드니 그릴이 실제로 보니 나쁘지 않았다. 실내에 타서 시동을 켜니 정확하게는 전원을 켜니, 차량이 운행할 수 있는 준비가 되었다. 기어를 D로 변경하니 스르르 움직이기 시작했고, 주차장을 벗어나 도로에 진입해서 엑셀을 밟으니, 부드럽게 가속이 되는 느낌이 EV6의 울컥거리는 가속감과는 차원이 다른 편안함 이었다. 짧은 시승이었지만, 내무부 장관도 시승을 해보면서 우리 두 사람은 대 만족했다. 큰 토크로 인한 출발 가속시 느꼈던 전기차의 울컥거림이 I4에는 없었다. 부드러움 그 자체였다.
3) 기둥뽑아 마련한 BMW I4
만족스런 시승을 마치고, 집으로 향하는 길에서 시승을 하기 위해 타고왔던, 너무나 오랫동안 애마였던 르노삼성 QM5가 처음으로 맘에 안들었다. 이미 BMW I4를 구매하기로 맘이 굳혀졌다. 내무부 장관도 QM5도 좋지만 이제는 수입차 한 번 타볼 수 있지 않겠냐는 말도 했다.
이후 몇 달 동안 여러 딜러사를 통해 구입비용이나 부대 비용, 할인 여부 등을 문의했다. 전기 충전 비용(기름값)이나 년간 유지관리 비용(엔진오일 등 소모품 비용)을 QM5와 비교하고 년간 보험료 등등 여러가지 비용을 고려하고 따져봤다.
그리고는 마침내 BMW I4를 구매하기로 결정했다. 듀얼모터까지는 필요업었기 때문에 edrive 40 모델을 선택하는데, 기본적인 사양보다는 좀 더 좋은 M Sports Package 등급을 선택했다.
모 딜러사의 영업 사원을 통해 계약을 하고나니, 약속한 날은 한 달 뒤였지만 매일 매일이 기다려졌다.
4) 전기차 생활을 시작하다.
2022년 11월 20일 경, 드디어 차를 인수하게 되었다. 최신의 전기차를 그리고 내 생애 처음으로 수입차를 게다가 BMW를 인수하게 되었다.
오전 반차를 내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딜러사에 갔다. 마침 2층에 하얀색의 I4가 선팅과 세차를 마치고 대기하고 있었다.
가슴 벅차고, 설레었다. 너무나 좋았다. 딜러사 기술 영업을 하는 직원이 차량에 동승에서 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고, 셋팅은 이렇게 해드리겠습니다. 알려주는데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얼른 운전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이렇게 저렇게 키를 설정하고, 기본 설정을 하고나서는 엘리베이터를 통해 1층으로 옮겨졌다.
1층에서 키를 받고, 문을 열고 이쪽 저쪽에 선팅을 위해 혹은 혹시라도 잔 스크래치가 없도록 막아놨던 박스와 테잎을 뜯었다. 언박싱..그리고 영업사원과 간단히 인사를 하고 운전을 시작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너무나도 좋았다. 새 차 냄새와 전기차의 조용함 그리고 BMW 차량의 운전의 부드러움을 온전히 몸으로 느낄 수 있었던 운전 이었다.
지하 주차장에 고이 모시고는 매일 매일 퇴근 길에 눈도장을 찍어서 바라보았다. 문을 열어 시동도 켜보고, 시동을 켤 때 전조등이 아래 위로 움직이는 것이 너무도 좋았고, 하만카돈 스피커로 듣는 노래도 너무 좋았다. 쿠페 스타일이라 세단이지만 트렁크가 크게 열려서 짐을 싣고 빼기도 편했다.
밤마다 시운전을 하면서 웃을 수 밖에 없었다.
겨울이었기 때문에 밧데리 전비가 좋지 않을거라는 얘기가 있었다. 이렇든 저렇든 집에서 양양 바닷가에 가보기로 했다. 150여 Km 거리였는데, 확실히 고속도로에서 항속 전비가 훌륭했다. 집에서 100% 충전 상태로 출발해서 양양에 도착했는데, 35% 밧데리만 소모되었다. 속초 물횟집도 가고, 속초 시장도 가고 이래저래 왕복 400Km 정도를 충분히 운행하고도 20% 이상의 밧데리가 남았었던 걸로 기억한다.
여튼 시내 주행보다는 고속도록 주행이 전비가 훨씬 좋았다. 드디어 그렇게 원했던 진정한 전기차 생활이 시작되었다. 2022년 겨울에는 강원도와 영종도를 다녀왔던걸로 기억한다. BMW 오너로서 영종도 드라이빙 센터도 가봤다.
2023년도 봄이 되어서는 본격적으로 많이 움직였다. 전기차라서 고속도로 통행료나 공영주차장 비용이 절감되고, 무엇보다 가솔린 보다 약 ⅓ 수준인 전기값이 매력적이라 마구마구 다녔다. 안동도 가고, 다시 강원도 양양도 가고, 횡성, 포천, 가평, 춘천 등 많이 다녔다. 고속도로나 차가없는 공도에서 엑셀레이터를 밟아 순식간에 올라가는 속도, 가속감이 너무 좋았다. 가끔씩 과속 운전을 하기도 했다. 전기차가 일반 차량보다 무겁고, 여러 지방을 다니다보니 타이어 마모가 일반 차량보다 빨라 2만Km도 채 안되서 타이어를 교체하게 되었다.
5) 전기차 생활 2년을 돌아보며
자동차 리뷰를 하는 유튜버 채널을 보면, BMW I4에 대해서는 승차감이나 성능, 디자인 모든 부분에서 압도적으로 좋다고 칭찬이 자자하다. 실 오너로서 나도 동감이다. 타 사의 전기차와 다른 부드러운 가속 느낌, 계기판과 엔포테인먼트가 합쳐진 일체형 커브드 디스플레이 (사실 예전 BMW의 인테리어는 버튼이 많아서 복잡하고 볼품없는 인테리어라고 생각해서 아마도 I4에도 동일한 인테리어였다면 구매를 신중히 고려했을 것이다.), 선명하고 시인성 좋은 HUD, 방지턱 등을 넘을 때의 부드러움 (다른 여타의 차를 타보면 방지턱을 넘을 때나 노면이 안좋은 곳에서는 비교하자면 뭔가 강하게 엉덩이는 타격하는 느낌인데, BMW I4는 굉장히 부드러운 쿠션을 하나 더 깔고 있는 듯 한 느낌으로 부드럽게 충격이 부드럽게 퍼지는 느낌이다. 자동차의 뼈대를 이루는 소재가 남달라서 그런 듯 하다.), 뒷 자리가 좀 좁긴해서 키가 175 이상 되는 사람은 좀 불편할 수 있다 그리고 차량 문짝 유리가 이중 접합 유리는 아니어서, 실내로 좀 소음이 많이 들어오는 편인 점은 아쉬운 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외는 모든 점에서 만족하며 운행하고 있다. 전기차를 타면서 현재의 이런 느낌이 좋아서 가솔린 차량이나 디젤 차량으로 다시 이동하지는 않을 것 같다.
6) 앞으로의 전기차 시장에 대한 기대
현재도 전기차 충전 시설이 많이 생기고 있고, 구청, 동사무소, 소방서, 경찰서 등 공공기관에는 도시나 농촌이나 모두 충전 시설이 있고, 또한 아파트마다 충전 시설이 의무화 되어 있어 쉽게 충전할 수 있다. 게다가 새로 짓는 건물이나 상업시설이 많은 건물에도 충전 시설이 설치되어 있으며, 단독 주택이라면 시/구청이나 차량 제조사에 요청하면 개별 충전 시설을 설치할 수도 있다.
최근에 전기료가 많이 인상되기는 했지만, 그래도 기름값보다는 저렴하게 차량을 운행할 수 있으며, 고속 충전 기능도 좋아져서 지금은 10분만 충전해도 몇 백 킬로는 달릴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최근에는 그 많던 급발진 의심 사고나 전기차 화재 사고도 거의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여러가지 안전 대책도 충분히 업그레이드 된 것으로 보이고, 무엇보다 환경 문제 등을 고려해도 그리고 운전의 재미나 유지비를 고려해도 전기차는 대세일 수 밖에 없다.
노후 가솔린 차량이나 디젤 차량을 보유한 분들은 중고라도 좋으니, 지금 전기차를 구매해서 경험을 해보시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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