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생활을 하는 이에게

잘하는 일(것)과 좋아하는 일(것)

그누버기 2024. 5. 12.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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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고등학생인 딸이 초등학교, 중학교 시절부터 미래에 대한 고민이 좀 있었던 거 같다. 가끔씩 학교에서 어떤 얘기를 들었는지 모르겠는데, '난 나중에 뭐하면 좋지?'라는 질문을 했었고, 중학교 올라와서는 공부 배우는 것도 좀 더 구체적이고 유튜브나 웹툰 등을 봐서인지 '웹툰 작가가 되볼까? 이모티콘 작가가 되볼까? 영어를 좀 더 열심히해서 외교관이 되서 미국가서 살고싶다. 영어도하고 치의예과가서 치과의사되서 미국가서 살고싶다. 찰리푸스가 좋아서 미국가서 살래.' 등 미래를 생각하는게 조금은 구체적으로 변했다. 아직은 어린아이의 막연한 미래 꿈이지만..

그럴 때마다 난 이렇게 얘기를 한다. '넌 지금은 공부든 뭐든 많이 경험할 때야. 많은 걸 보고, 느끼고, 공부한 다음에 네가 정말 좋아하는 게 뭔지를 찾는게 중요해. 좋아하는 걸 찾아야 네가 좋아하는 것에 대해 의욕과 열정이 생기겠지? 그러면 돈을 버는 것과는 별개로 밤세워 일을 해도 즐거워 질거야. 그렇게 좋아하는 것을 찾아서 엄청 열심히 하게 될 때 성과도 생기고 그게 바로 네가 잘하는 것이 되는거지. 그렇게 살다보면 자연스럽게 유명해지고 그만큼 돈도 벌거야. 그러니까 지금은 네가 좋아하는 것을 꾸준히 찾아봐.' 라고..

세상에 유명한 사람이나 재벌가들을 보면 금수저에서 시작한 경우도 있지만, 자수성가한 경우도 많다. 여러 기사나 자서전, 성공한 사람에 대해 쓴 책 등에서 보면 자수성가한 경우의 대다수가 어떤 기회가 왔을 때(사실 기회가 왔는지 몰랐을 때가 많았다고들 한다.), 몰입을 하고 그 기회에 미쳐 살았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누군가가 투자를 하고 혹은 협력 제의, 스카우트 등을 통해 그 기회 분야에서 명성을 쌓게 되면서 부가 따라왔다고들 얘기한다. 그 몰입의 순간이 그 기회에 미치는 순간이다. 그 기회를 좋아하게 된 것이다. 누군가 투자를 하거나 협력 제의를 하고 스카우트를 했다는 건 그 기회에서 잘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그렇게 자기가 좋아하던 것을 잘하는 것과 동일하게 하면 성공의 기회가 온다.

그리고 그렇게 미치고 몰입해서 결국 좋아하는 것을 찾게 만들었던 그 성공의 기회가 바로,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는 과정에서 나온 결과물이다. 그렇다. 좋아하는 것을 찾고 거기에 미쳐 살다보면 잘하게 되고 명성과 부를 얻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간과해서는 안되는 사항이 노력과 마음가짐이다. 좋아하는 것을 미쳐서 할 수 있게 만드는 마음가짐과 꾸준히 미쳐서 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그럼 그 기회, 성공의 기반이 되는 기회를,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는 것은 어떻게 찾으면 좋을까? 내 얘기를 해보자. 나는 지금 IT분야가 좋았고, 20여년이 지난 지금도 좋고 그 마음은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거 같다. 그럼 나는 어떻게 내가 이렇게 좋아하는 IT분야를 찾게 된걸까? 내가 중, 고등학교를 다닐때는 지금의 PC라는게 없었다. 초등학교 때 친구집에서 본 패미컴 게임기 그리고 중학교때 형 친구 집에 있던 카세트 테잎 타입의 게임 구동기가 전부였다. 그 당시에는 물리를 좋아했던 나는 물리학자가 되고 싶었다. 고등학생이 되었을 때는 꿈이 없었다. 뭘 좋아하는지 잘할 수 있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 그러다 대입 점수에 맞춰 대학교와 학과에 입학하게 되었다. 그나마 좋아하던 물리와는 거리가 먼 학과였기 때문에 공부에 전혀 관심이 생기지 않았다. 학사경고와 1점대의 학점을 가지고 2학년되던 해 군대를 가게되었다. 군 복무를 마치고 나서 보니, 형이 첫 직장생활하면서 돈을 모아 산 PC가 있었다.

전원만 켜고 끌 수 있었고, MS DOS이 커멘드 창에서 여러 BAT프로그램과 EXE파일을 실행하며, PC가 뭐라는 걸 알게 되었고, 당시 하이텔이라는 PC통신(전화선을 이용해서 통신을 했기 때문에 내가 사용 중일 때는 전화불통은 기본 월 말에 엄청난 전화비는 가족 모두에게 민폐를 끼치는 문제였다.)을 처음 접하며 PC통신에 매료되고, 그 즈음 윈도우3.1이라는 기반에서 문서도 작성하고 넷스케이프라는 브라우저로 인터넷이라는 것도 할 수 있게 되었다. 이를 시작으로 전공과는 별개로 혼자 컴퓨터에 대해 통신 방식이나 통신에 대해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냥 좋았다. 마냥 좋았다. 그렇게 좋아했기 때문에 대학을 졸업하며 IT 업체 기술영업 직원으로 입사하게 되었고, 그렇게 시작해서 IT 분야 기술영업, 웹 프로그램, 웹 컨텐츠 사업 기획/마케팅, 모바일, SI PM을 거쳐 현재까지 변함없이 IT 분야에 몸담고 있다.

내 얘기로만 보면 어느 순간 내가 좋아하게 되는 무언가를 찾고 발견하고 그 좋아하는 것에 빠지게 되는 순간이 있다. 그럼 현재의 나는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을 일치시켜서 성공했는가? 그렇지는 않다. 안타깝게도 잘하는 것으로 만드는 부분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좋아하는 것을 잘하기 위해 좀 더 노력했었다면 지금의 모습은 조금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좋아하는 것에 미쳐서 날을 새며 혹은 좀 더 열심히 공부를 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현재의 결과에 이르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은 나와같은 이런 아쉬움이 남지 않도록 좋아하는 것을 찾으면 반드시 몰입해서 열정적으로 좋아하는 것을 하길 바란다. 최소한 아쉬움이 남지 않도록..그러면 만족스런 결과를 얻지 않을까 생각한다. 멍 때리며 살지만 마라. 뭘 좋아하는지 끊임없이 찾고 생각해라. 그러면 어느 순간 내가 좋아하는 무언가가 보일 것이다. 좋아하는 것을 그렇게 시작하고 열정적으로 계속 좋아하게 해라.

Keep going what you like with pa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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